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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한 주머니’-시인 유안진을 만나다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불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이야기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유안진 시인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의 한소절이었습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2001년 4월에 만난 유안진 시인은 그의 시 ‘지란지교를 꿈꾸며’ 처럼 꿈을 가득안고 사는 청순한 여인처럼 아름다웠습니다.

 

중학교 때 소월의 ‘산유화’를 읽고 감동받아 문학을 시작했다는 그녀는 시인 외에 아무것도 되지 않으리란 생각으로 대학에 가서도 시를 쓰며 가슴이 후련하고 행복했다고 회상했습니다.

 

1965년 ‘달하’ 라는 시집으로 박목월 시인의 추천을 받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후 ‘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 ‘땡삐’ 등 소설과 ‘그리운 말 한마디’라는 에세이도 선보였습니다.

 

그녀는 인생의 온갖 것이 녹아 가라앉고 그 위로 말갛게 뜨면 건져내 형상화시킨 것이 시라고 정의를 내렸습니다.

 

“시를 데리고 잔다”는 박재삼 시인처럼  시상이 떠오르면 밤에 불도 안 켜고 삐뚤빼뚤 메모하는 습관과 죽어서 저승 가서도 시를 쓸 것이라며 시에 대한 열정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라고.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 내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아 두고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 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시를 쓰고 싶다”는 그녀,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 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되는 그런 시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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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 2017-10-12T10:16:24+00:00 10월 12th, 2017|Categories: indieN|1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