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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범 작가의 ‘조금 늦어도 괜찮아’-단숨에 나를 홀려버린 이유

책을 받아 들고 첫 장을 펼치는 순간 ‘와! 이게 뭐지’

진중하게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사진과 함께 이어지는 그림들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펜으로 촘촘히 그린 풍경과 사진 사이로 작가를 닮은 얼굴들이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천진스럽고 평화로운 눈망울들…….

이런 눈망울들을 어디서 봤더라! 지난해 인도와 네팔을 여행하면서 본 눈망울들이었다.

울퉁불퉁 먼지투성이의 도로를 꽉 메운 릭샤와 자전거와 소떼들. 지저분하고 불편한 것이 많아 삶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맑고 순수해 보이는 그들의 눈망울을 보면서 그 눈동자에 비친 우리가 더 불행하다는 걸 깨달았던 여행.

“나무로 된 버스 바닥, 먼지 잔뜩 쌓인 선풍기, 창문틀에도 바닥에도, 온통 먼지와 찌든 때. 그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건 이상한 걸까? 더위도 잠시 머물다 가는 오래된 버스 안.”

 

가난하지만 정이 넘치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그려주는, 김동범의 태국, 라오스 감성스케치여행은 일단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다. 다음엔 어떤 풍경과 이야기가 펼쳐질까?

‘사와디 캅’

작가를 따라서 여행을 떠난다. 카오산로드를 따라 걷다가 탐마삿 대학을 둘러보고 의자 위에서 놀고 있는 천진한 아이도 만난다. 노점에서 바나나 팬케이크를 사 먹고 특별히 마음 가는 이의 얼굴을 그려주며 따뜻한 마음을 나눈다. 썽태우를 타고 치앙마이 골목 곳곳을 누비기도 하고 수린섬에 들어가 할 일 없이 바닷가를 거닐며 열흘쯤 지내고 싶다. 삶은 팍팍하지만 웃음을 잃지 않는 소박한 사람들을 보며 살아갈 힘을 얻는다.

‘하루가 짧다. 불을 끄고 자리에 누우면

한숨처럼 한꺼번에 밀려오는 생각. 여행을 왔다. ‘

슬로 보트를 타고 라오스로 넘어간다. 또다시 많은 사람을 만난다. 비 맞는 나를 위해 우산을 받쳐주는 역무원 아저씨를 만나고 썽태우 타는 곳까지 손을 잡고 데려다주는 노점상 아주머니도 만난다. 모두가 순박하게 정이 넘치는 사람들이다. 아니 그것은 작가의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조금 늦어도 괜찮고, 가끔은 길을 잃어도 괜찮은, 세상을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감성이 책 곳곳에 녹아있기에 한번 책을 들으면 놓을 수가 없나 보다.

앉아서 읽다가 엎드려 읽다가 누워서 읽다가…. 시간은 대책 없이 흘러가고 마지막 책장을 덮었을 땐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죠.

책상에서도 지하철에서도 심지어 길에서도 그림을 그릴 수 있죠.

근데 이 재능을 이제껏 먹고살기 위해 썼죠.

의미를 찾을 수 없어서 때론 우울했어요.

내 재능과 그림이 가장 돋보일 때가 언제였을까요?

바로 당신을 그릴 때입니다.‘

당신을 그리는 게 아닙니다. 당신의 삶을 맞이하는 거예요.’

김동범 작가와 떠난 태국, 라오스 감성여행, 책을 덮은 뒤에도 오랫동안 그 감동이 내 안에 머물러 있다. 또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다.

 

By | 2017-07-07T13:49:12+00:00 7월 7th, 2017|Categories: indieN|Tags: ,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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